하프 러너가 트레일 대회를 뛰며 바꾼 기준

도로 하프와 달리 트레일은 거리만으로 완주 시간을 읽기 어렵다. 20km 안팎 트레일 대회를 뛰며 오르막, 내리막, 보급을 다시 정리했다.

도로 하프 마라톤을 뛰다가 트레일 대회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같은 숫자의 거리라도 도로 기록으로 산길 완주 시간을 계산하면 빗나간다. 20km 안팎이었던 두 대회의 기록만 봐도 그렇다.

코스거리누적 상승완주 시간
강원도 산악 코스약 24km약 1,200m4시간 30분 이상
전라도 산악 코스약 19km약 1,200m5시간 이상

더 짧은 코스에 시간이 더 걸렸다. 두 코스의 누적 상승은 비슷했으므로 ‘거리보다 상승 고도가 중요하다’는 한 문장만으로는 설명이 끝나지 않는다. 경사 배치, 노면, 날씨, 보급과 그날의 컨디션까지 함께 봐야 한다. 내 도로 하프 기록은 약 2시간 30분이지만, 트레일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었다.

오르막: 속도보다 쓸 수 있는 힘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걷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뛰는 동작을 고집하기보다 호흡과 다리 힘을 관리해 뒤 구간을 남겨 두는 것이다. 다음 대회를 고를 때는 거리뿐 아니라 상승 고도와 제한 시간, 급경사 구간의 위치를 먼저 볼 생각이다.

내리막: 공짜로 얻는 시간이 아니다

내리막은 속도를 내기 쉬워 보이지만, 발 디딜 곳을 계속 판단해야 하고 허벅지 근육은 착지 충격을 버틴다. 긴 내리막을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다면 오르막에서 남긴 힘도 여기서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 보폭과 속도를 지형에 맞추고, 기술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기록보다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World Athletics도 초보자가 내리막 연습을 놓치기 쉽다고 짚는다.

보급: 거리 대신 경과 시간

도로 하프에서는 몇 km 지점에서 젤을 먹을지 정해도 됐다. 4~5시간 걸리는 산길에서는 거리 표지보다 경과 시간과 보급소 간격으로 계획하는 편이 실용적이다. 다만 ‘40분마다 젤 하나’는 보편적인 정답이 아니다. 젤마다 탄수화물 양이 다르고, 위장이 받아들이는 양도 다르다.

장시간 운동의 출발점으로 시간당 탄수화물 30~60g 정도를 참고할 수 있지만, 실제 계획은 훈련에서 먹어 본 음식과 대회 시간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물도 날씨와 땀 배출량에 맞게 마시되 과음하지 않도록 살핀다. 대회 전에 보급소 위치와 필수 장비 목록을 확인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

가져간 장비에서 확인한 기준

장비사용한 것다음에도 볼 기준
러닝 베스트살로몬 S/LAB ULTRA 10물·간식·재킷을 넣고 흔들림 없이 맞는가
신발뉴발란스 Hierro v7발에 맞는가, 해당 코스 노면에서 접지력이 충분한가
재킷대회 필수 장비 목록 확인방수 기준과 무게를 함께 본다

장비 이름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대회 규정과 내 몸에 맞는지다. 같은 20km대 코스라도 요구 장비와 지형은 다르다.

트레일 대회를 뛰면서 목표가 조금 바뀌었다. 트레일에서는 킬로미터당 페이스 하나보다, 예상 체류 시간과 그 시간 동안 먹고 움직일 준비가 더 유용했다. 다음 대회를 고를 때도 거리 숫자보다 코스 전체를 먼저 읽어 보려 한다.

참고: World Athletics 트레일러닝 조언, ACSM 장시간 운동 중 탄수화물 섭취